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

위고비, 배달의민족을 흔든다

위고비, 배달의민족을 흔든다

You Kim

2025. 7. 14.

위고비가 바꾸고 있는 것들

위고비(Wegovy)와 오젬픽(Ozempic)으로 대표되는 GLP-1 계열 약물은 이제 다이어트를 넘어 보험 업계까지 흔들고 있다. 질병 발생률과 기대수명 예측 모델이 조정되면서, 보험 언더라이팅의 전제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변화는 이 약물이 인간의 ‘먹고 싶은 욕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배달앱을 향하고 있다.

배달 앱이 팔아온 것들

지난 10년간 배달 플랫폼은 과잉의 미학을 팔아왔다. 더 자극적인 맛, 더 빠른 도착, 더 큰 사이즈. 스크롤 속 메뉴들은 시대의 욕망 지도를 그렸다. 그러나 위고비의 등장으로 이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무엇을 먹고 싶은가?'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 재조율된다. 짜고, 맵고, 기름진 음식에 대한 탐닉은 줄어들고, 내 몸이 편안한 한 끼의 가치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먹는 것을 선택하는 기준이 바뀐다면, 배달 앱의 존재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맥시멈’에서 ‘에디트’로

이제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먹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정교하게 큐레이션되었느냐이다. 위고비 이후의 소비자는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이들이며, 이들은 양보다 경험을 원한다. 치킨 대신 샐러드, 가성비 대신 섭취 후 부담이 없는 식단이 선택받는다. 이제 배달 플랫폼은 메뉴 구성부터 노출 전략까지 모두 재설계해야 한다.

식단에서 라이프스타일까지

식사 하나로 끝나는 시대는 지났다. 위고비의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 운동, 명상, 식단 컨설팅, 커뮤니티까지 아우르는 ‘개인 맞춤형’과 ‘지속 가능성’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레이어가 필요하다. 배달 플랫폼이 진짜 미래를 준비한다면, 음식 이상의 솔루션—웰니스—을 아울러야 한다.

‘식욕’은 더 이상 상수가 아니다. 위고비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누가 이 리디자인된 욕망에 가장 세련된 해답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다. 다음 시대의 푸드 비즈니스는 맛이 아니라 ‘철학’을 팔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