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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션이 벤치마킹한 AI 노트앱, 580억원 투자 유치

노션이 벤치마킹한 AI 노트앱, 580억원 투자 유치

You Kim

2025. 5. 15.

회의를 녹취하고 요약하는 앱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5월 13일, Notion이 AI 회의 기록 기능을 발표했다. 명령어는 ‘/meet’. AI 노트 시장의 과열된 경쟁 속에서, 이 타이밍은 의미심장했다.

바로 다음 날, AI 노트앱 Granola가 시리즈 B 라운드에서 4,300만 달러(약 580억 원)를 유치했다. 기업 가치는 2억5천만 달러. 이번 투자는 NFDG가 주도했으며, Lightspeed, Spark, Vercel·Replit·Shopify·Linear 창업자들이 참여했다. Granola는 동시에 ‘협업 기능’을 출시하며, 개인에서 팀 기반 협업 툴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Notion은 그 하루 전 자사의 AI 회의 기록 기능을 공개한 것이다. 명분은 생산성 강화라지만 실상은 캘린더, 이메일, 리서치 모드까지 전방위로 확장 중인 Notion의 전략 안에서, /meet는 Granola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방어선 구축’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Granola는 2024년, 단 하나의 기능으로 시작했다. 회의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요약하는 것. 하지만 사용자의 사용 방식이 제품의 정체성을 바꿔놓았다. 단순 회의 기록을 넘어, 개인 노트와 업무 메모를 합친 ‘하루 종일 열려 있는 앱’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최근엔 회의록, 고객 피드백, 채용 기록 등 팀 단위 공유가 가능해졌고, AI는 이 집합된 문맥 위에서 인사이트를 뽑아낸다. Granola는 심지어 비사용자에게도 노트를 공유하고, AI와 대화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

창업자 Chris Pedregal은 말한다. “Granola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에요.”

Granola는 ‘기록’보다 ‘기록 이후’를 본다.
회의는 지나간다. 하지만 기록과 맥락은 남는다.

AI 회의 요약 기능이 범람하는 지금, Granola는 묻는다. 누가 가장 먼저 '기록의 문화를 디자인할 것인가'. Granola가 진짜 바꾸려는 건, 우리가 일하는 방식 그 자체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