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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이제 검색되지 않는다

뉴스는 이제 검색되지 않는다

Roi Kang

2025. 4. 23.

AI 검색의 새로운 지평

검색은 더 이상 ‘찾는 행위’가 아니다. AI는 사용자의 의도를 예측하고 결론을 구성한다. 2025년 유럽, ChatGPT Search의 월간 활성 사용자는 6개월 만에 1,120만 명에서 4,130만 명으로 치솟았다. 검색의 단위가 키워드에서 문장으로, 문장에서 의도로 이동하고 있다.

OpenAI는 ‘Memory with Search’를 통해 검색의 본질을 바꿨다. AI는 사용자의 위치, 선호, 대화 이력을 분석해 질문을 재해석하고 응답을 재설계한다. 단순한 ‘비건 맛집’ 추천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동선 최적화 식당 리스트”가 생성된다. 검색은 질문이 아니라, 사용자 자체로부터 출발한다.

결과적으로 정보는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도달한다. 그러나 질문의 구조가 달라졌다는 건, 정보를 유통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는 뜻이다. 사용자와 콘텐츠 사이에 기자도, 편집자도 없다. 뉴스는 검색 결과에 포함되지 않는 순간, ‘존재하지 않는 정보’가 된다.

AI 검색은 개인화와 자동화라는 이름으로 뉴스 유통의 관문을 대체하고 있다. 그 변화는 단지 기술의 진보가 아니다. 저널리즘은 지금, ‘검색되지 않는 뉴스’로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유통 질서를 재설계할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 있다.

  • NYT는 5W1H 기반 기사 구조를 도입하여 AI 인용률을 40% 이상 향상했다.

  • Axel Springer는 AI 요약 콘텐츠를 TikTok, Reddit에 배포함으로써 전통 플랫폼 외 유입률을 18% 개선했다.

메모리 기반 개인화의 파고

AI 검색의 작동원리는 더 이상 ‘실시간 반응’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를 호출해 미래의 결론을 구성하는, 일종의 기억 장치다. 'Memory with Search'는 사용자의 발화와 행동을 저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음 검색을 설계한다. 검색은 질문이 아니라, 데이터화된 ‘개인’ 그 자체를 대상으로 실행된다.

이 구조는 효율적이다. 검색은 더 빨라지고, 정답은 더 정확해진다. 하지만 그 정확도는 단일한 기준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같은 질문도 사용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이때 정보의 가치는 ‘사실’이 아니라 ‘적합성’에 의해 측정된다. 검색은 점점 더 나에게 맞고, 덜 낯설며, 덜 도전적인 결과만을 되풀이한다.

이것이 메모리 기반 개인화의 딜레마다. 정보의 폭은 넓어지지만, 사용자가 마주치는 세계는 좁아진다. 필터 버블은 더 이상 플랫폼의 알고리즘 탓이 아니다. 그것은 사용자 기억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AI 검색 구조의 내재된 속성이다.

뉴스 산업에겐 더욱 구조적인 위기가 된다. 개별 사용자에 최적화된 결과가 늘어날수록, 공통의 뉴스 소비 경험은 해체된다. 저널리즘이 설계해온 ‘공론장’은 개인화의 파고 속에서 분절되고, 사라진다. 효율성과 공공성 사이, 뉴스는 지금 어느 쪽에도 완전히 닿지 못한 채 부유 중이다.

  • RCS Media는 AI가 30년간의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구독자 맞춤 뉴스 리더를 생성하도록 설계해 구독률을 14% 증가시켰다.

  • FT Strategies는 AI 기반 행동 예측을 통해 이탈 위기 사용자에게 맞춤형 콘텐츠/가격을 제공하며 구독 전환율을 22% 개선했다.

인용 정확도 위기의 심화

AI 검색이 정보를 유통하는 방식은 다르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연결하는 대신, 가장 그럴듯한 응답을 구성한다.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주요 AI 검색 도구의 뉴스 인용 오류율은 40%를 넘는다. 뉴스는 인용되지만, 정확히 인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단지 출처가 잘못 명기된다는 수준을 넘는다. AI는 존재하지 않는 인용을 생성하거나, 문맥과 무관한 출처를 제시한다. 생성형 모델은 본질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서사’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이때 저널리즘은 사실 기반 서사와 AI의 문맥 기반 서사 사이에서 충돌한다.

이 충돌은 구조적이다. 뉴스 콘텐츠는 더 이상 트래픽을 유입시키지 못한다. 사용자는 AI 검색창에서 요약된 정보를 소비하고, 원 출처를 클릭하지 않는다. 더 큰 위기는, 이 잘못된 정보에 대한 책임이 AI가 아닌 뉴스 조직에 전가된다는 점이다. AI가 만들어낸 오보의 정치적·사회적 여파는 여전히 언론이 감당해야 한다.

이 구조가 고착화되면, 저널리즘은 신뢰의 축적이 아닌 손상의 순환에 갇히게 된다. 인용되지 않거나, 잘못 인용되는 뉴스는 결국 사라지는 뉴스다. 뉴스 조직은 지금, AI와의 협상 테이블 위에 기술적 요구가 아니라 생존 가능성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도달했다.

  • AP는 ChatGPT와의 아카이브 라이선싱 계약을 통해 연간 $500만 수익을 창출하고, AI 생성물 내 출처 명시를 의무화했다.

플랫폼 종속의 덫

AI 검색은 정보 분배의 질서를 통제하는 새로운 플랫폼이다. 뉴스는 이 질서 안에서 생산되지 않고, ‘납품’된다. 알고리즘이 승인한 콘텐츠만이 사용자에게 도달한다. 언론은 더 이상 발화의 주체가 아니라, 응답의 소스로 기능한다.

2025년, 뉴스 조직 다수는 자체 AI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채,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도구와 분배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콘텐츠는 더 이상 언론사의 웹사이트에서 소비되지 않는다. AI가 가공한 요약, 추출, 하이라이트만이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노출된다. 뉴스는 ‘원본’이 아니라 ‘소스’로 취급된다.

문제는 이 구조가 일방적이라는 점이다. 플랫폼은 뉴스 콘텐츠를 접근하지만, 그 대가를 제공하지 않는다. 트래픽도, 수익도 되돌아오지 않는다. 이는 정보의 무단 추출이자, 디지털 자산에 대한 구조적 착취다. 알고리즘의 기준은 투명하지 않으며, 뉴스 노출 여부는 정책 변경 하나로 결정된다.

이 구조 안에서 뉴스 산업은 ‘자율성 없는 공급자’로 전락한다. 생존을 위해 플랫폼에 올라타는 순간, 언론은 방향타를 잃는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통제권이다. 독립적 유통 구조를 갖추지 않는 한, 저널리즘은 자신의 독자를 스스로 설계할 수 없는 위치에 머물게 된다.

복원력 있는 뉴스 생태계 설계

AI 시대의 저널리즘은 적응이 아니다. 그것은 구조의 전환이다.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유통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 뉴스가 다시 '관계의 언어'를 회복하는 일이 핵심이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방향 설정이다. 뉴스가 '어디에 실리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도달하는가'를 다시 묻는 일이다.

첫째, 검색 최적화(SEO) 전략은 유효하지 않다. 생성형 AI는 검색엔진이 아니다. 요약이 가능한 구조, 인용 가능한 계층, 의미 단위별 명료한 정보 설계가 필요하다. 이것이 AI 오버뷰 최적화(AIO)의 출발점이다. 노출을 원한다면, 먼저 기계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직접 접점의 확보가 절대적이다. 뉴스레터, 커뮤니티, 구독 모델은 플랫폼을 경유하지 않는 정보 유통의 최소 단위다. 뉴스는 기다리는 독자를 필요로 한다. 반복 접촉의 구조 안에서 콘텐츠는 브랜드의 언어를 회복하고, 신뢰는 축적된다.

셋째, AI 플랫폼과의 관계는 ‘사용자’가 아니라 ‘공급자’로 재설계돼야 한다. 학습데이터 제공의 대가로 정당한 라이선스를 요구하고, 사용자 피드백 시스템이나 공동 툴 개발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 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갖지 못하면, 정보의 저작권자일지라도 소비 구조에서는 침묵당한다.

넷째, 저널리즘의 역할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사실 전달을 넘어, 정보의 배경과 인과를 설계하고, 사용자가 사유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는 메타 정보로 기능해야 한다. AI는 요약할 수 있어도, 맥락은 요약하지 못한다. 뉴스는 바로 그 층위에서 존재를 증명해야 한다

  • Semrush의 AI 키워드 분석 도구와 ePublishing의 E-E-A-T 강화 전략을 통합해 AI가 인용하기 쉬운 뉴스 콘텐츠 구조를 설계했다

  • Adresseavisen는 로컬 사용자 맞춤형 AI 콘텐츠 설계를 통해 기사 체류시간을 2.3배 늘렸고, 교통·날씨·소상공인 리뷰 등을 활용해 하이퍼로컬 리포트를 자동 생성한다.

이제 작동하지 않는 뉴스는 검색되지 않는다

트래픽 기반 뉴스 비즈니스는 정지에 가까운 감속 구간에 들어섰다. AI 요약형 검색은 뉴스의 클릭 가능성을 제거했고, 콘텐츠는 사용자 앞에 도달하기도 전에 추출된다. 뉴스는 여전히 생산되지만, 유통되지 않는다. 문제는 생산이 아니라 구조다.

뉴스는 ‘어디에 실릴까’를 묻는 순간 작동을 멈춘다. 질문은 바뀌었다. “뉴스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 검색되지 않는 뉴스는 소비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검색은 사용자의 의지가 아니라 AI의 설계에 의해 발생한다. 도달이 아닌 작동 중심 설계가 뉴스의 존재 조건이 된다.

뉴스 비즈니스는 이제 다축적이다. 첫째, 구독 기반 모델은 단순 독자가 아닌 특정 맥락을 가진 사용자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금은 ‘시간당’이 아니라 ‘가치당’으로 전환된다. 둘째, 플랫폼 협업은 노출이 아니라 공동 구조 설계다. AI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버전, 인터랙티브 필터를 통한 분기적 배포 등, 콘텐츠는 더 이상 완성물이 아니다. 셋째, 콘텐츠는 AI 훈련에 투입되는 데이터 자산으로 전환된다. 단위 단가는 낮지만, 장기적 수익의 구조를 형성한다.

이 모든 전략은 직선이 아닌 순환을 전제로 한다. 새로운 유통 사이클은 생성-패키징-AI최적화-배포-피드백-재생산의 고리를 가진다. 각 단계는 다음 단계의 작동성을 보강하는 메타데이터를 남긴다. 클릭은 지표가 아니다. 공유, 저장, 좋아요, 인용 가능성, 검색 응답률이 새로운 척도다.

기존 구조가 ‘댐’이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수로’다. 댐은 정보를 저장하지만, 흐름이 멈추면 붕괴된다. 수로는 흐른다. AI, SNS, 뉴스레터, 제휴 플랫폼이라는 다중 채널에 정보를 흐르게 하는 유연한 경로. 각 수로는 동일 콘텐츠를 변형하고 반복시켜 순환을 만든다.

뉴스는 이제, 호출되기를 기다릴 수 없다. 먼저 작동하고, 먼저 흐르는 구조만이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