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테크
You Kim
2025. 12. 5.
스타트업 씬의 허상과 '대표병'의 역설
오늘날 스타트업 씬은 일종의 거대한 연극 무대와도 같다. 수많은 창업자들이 제품의 본질적 가치나 실질적인 수익성보다는 ‘대표’라는 타이틀, VC의 투자 유치 기사, 그리고 SNS에서의 영향력을 쫓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이른바 '대표병' 또는 '셀럽병'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창업의 본질을 흐리고 있으며, 이는 비단 개인의 일탈이 아닌 스타트업 씬 전체의 병폐다. 창업자들은 고객을 만나기 위해 거리로 나가는 대신 네트워킹 파티에 참석하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시간보다 퍼스널 브랜딩을 위한 SNS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반면, 이 화려한 무대 뒤편, 대중의 시선이 닿지 않는 음지에는 정반대의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 부류가 있다. 바로 속칭 '토사장'이라 불리는 불법 사설 토토 사이트 운영자들이다. 도덕적, 법적 판단을 잠시 유보하고 순수하게 비즈니스 효율성의 관점에서만 그들을 분석해 본다면, 그들은 놀라울 정도로 합리적이고 생존 지향적인 전략을 구사한다. 그들은 대중에게 자신의 실체를 알리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불특정 다수에게 브랜드를 노출하는 매스 마케팅은 그들에게 있어 생존을 위협하는 자살 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철저하게 '돈을 쓸 사람', 즉 구매 전환이 확실시되는 잠재 고객만을 타겟팅하여 가장 은밀한 경로로 접근하고, 폭발적인 전환율을 만들어낸다. 그들에게 있어 '브랜드 인지도'는 리스크이고, '고객의 Share of Wallet'은 생존의 전부다.
우리가 흔히 거리에서 마주치는 젊은 슈퍼카 오너들을 보며 "저 사람 토사장 아니야?"라고 수군거리는 현상 이면에는, 그들이 대중적인 인지도도 없이 막대한 현금 흐름을 창출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당신은 불법 토토 사이트를 하나라도 알고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대중들 중 불법 토토 브랜드를 인지하는 비율은 극히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수백억,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것이야말로 IT 창업의 정수다. 쓸데없이 불필요한 오디언스에게 알려져 비즈니스의 본질을 훼손당하지 않고, 철저하게 자신의 고객이 될 사람들에게만 집중하여 최고의 효율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
불법 도박을 옹호하거나 권장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척박하고 위험한 환경(불법성, 수사 기관의 추적 등)에서 생존하고 막대한 현금을 창출해 내는 '토사장'들의 생존 본능과 극단적인 효율성을 분석하여, 이를 합법적인 경영 전략으로 승화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오늘날의 스타트업들이 겪는 스케일업의 어려움에 대한 해답을 가장 극단적인 효율성을 추구하는 그들의 방식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왜 투자를 받지 않은 이름 없는 기업들이 유명 유니콘 기업보다 더 건실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는가?
불필요한 오디언스를 제거하고 진성 유저에게만 집중했을 때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마케팅 예산 없이 바이럴과 다크 소셜(Dark Social), 그리고 파트너십만으로 성장하는 '총판' 시스템의 합법적 적용 방안은 무엇인가?
사용자를 몰입시키고 지갑을 열게 만드는 심리적 장치를 어떻게 윤리적으로 제품에 녹여낼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