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라이프스타일
Roi Kang
2025. 5. 28.
2025년 5월, 구글이 ‘AI 오버뷰’와 ‘AI 모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웹 생태계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기존의 검색 엔진은 사용자가 정보를 찾기 위해 여러 링크를 클릭하고 페이지를 넘나드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제 구글은 사용자에게 웹 페이지를 클릭할 필요 없이 AI가 미리 소화해 요약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정보 탐색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구글의 ‘AI 오버뷰’는 검색 결과 상단에 위치해 사용자의 질문을 클릭 전에 미리 정리해서 제시한다. 더욱 강력한 ‘AI 모드’는 기존의 검색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며 사용자의 질문을 다층적이고 복합적으로 이해해 더 정밀하고 심도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링크는 점점 ‘정보 목적지’가 아니라, 단순히 ‘출처’의 역할로 전락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사용자에게 즉각적인 편의를 제공하지만, 웹 생태계 전반에는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웹사이트와 콘텐츠 제작자는 그동안 구글의 알고리즘에 맞추어 콘텐츠를 제공하고 트래픽을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 그러나 AI 기반의 정보 요약 기능이 활성화됨에 따라, 사용자들이 웹페이지에 방문할 이유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기술적인 혁신을 넘어서 '정보의 민주화'라는 기존의 이상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웹은 다양한 목소리와 정보를 민주적으로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통해 정보 게이트키핑을 강화하면, 사용자가 접하는 정보의 다양성과 깊이는 필연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 속에서 LLM이 주도하는 정보의 자동화와 요약화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이러한 AI는 본질적으로 웹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웹이 활력을 잃고 트래픽이 사라지면 AI가 필요한 최신 정보를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구글 자신이 정보를 흡수하면서도 이를 제공한 웹을 점점 황폐화시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구글의 최근 행보는 AI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웹을 묻어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시그널이다. 검색이 AI로 대체되고, 웹사이트 방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는 미래는 콘텐츠 제작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새로운 적응과 혁신을 요구한다. 과연 웹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이며, 우리는 그 변화 속에서 무엇을 지켜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