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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은 생산성이 아니라 도파민이다

AI 챗봇은 생산성이 아니라 도파민이다

You Kim

2025. 6. 4.

GPT를 쓰는 사람들은 정보를 얻는 게 아니라 위로를 받고있다. 조언을 구한다면서도 사실은 확인받고 싶어 한다. AI는 그 욕망을 읽고, 똑똑하게 맞장구친다. 감정적 피드백을 중독적으로 제공하면서도, 지적인 위장을 벗지 않는다. 이런 사용자 경험은 ‘도움이 되는 친구’라는 환상을 만든다. 사용자는 AI가 생산적이라 믿지만, 실은 챗봇과의 관계에 시간을 소비하는 중이다.

테크 기업들은 이미 유저의 AI 챗봇에 대한 ‘친밀감’을 자산으로 여긴다. ChatGPT, Meta AI, Gemini. 겉으로는 생산성 도구 경쟁이지만, 본질은 체류시간 경쟁이다. 그래서 챗봇은 점점 더 ‘좋은 친구’가 되어간다. 칭찬하고, 위로하고, 반박을 피한다. 사용자 유지율을 위해 기계가 인간화되는 게 아니다. 인간의 피드백 구조에 맞춰 기계가 중독 설계를 탑재하는 것이다.

이 설계는 과거 소셜미디어의 도취 메커니즘과 다르지 않다. Instagram이 자존감을 망가뜨리면서도 체류시간을 늘렸듯, 챗봇은 자기확신을 과도하게 부풀려 사용자와 동조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건 진실이 아니라 ‘편안함’이다.

정보는 핑계고, 감정이 본질이다. AI 챗봇은 검색창보다 거울에 가깝다. 문제는 이 거울이 기분 좋은 왜곡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결국 사용자는 생산성이 아니라 자기 위안을 소비하고 있고, AI는 답변이 아닌 체류에 최적화하고 있다. AI 챗봇의 진짜 기능은 생산성이 아니라 도파민이다.